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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13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수상자 발표
  •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2014-09-05
  • 조회수4972

한국문학 전문번역을 활성화하고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할 신진번역가를 발굴하고자 매해 시행되고 있는 <제13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박형서 작「끄라비」(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과 이장욱 작「절반 이상의 하루오」(중국어, 일본어), 2편의 지정 작품에 대하여 2014년 3월 19부터 4월 28일까지 7개 언어권에 번역 응모 원고가 총 238건이 접수되었다 (영어 63건, 프랑스어 7건, 독일어 8건, 스페인어 6건, 러시아어 12건, 중국어 41건, 일본어 101건). 응모작이 20편이 넘는 언어권에서는 예비심사를 진행하여 우수 20건 추천을 받았고 이후 내국인 및 외국인 심사자에 의한 본 심사를 진행하여 이들 결과의 수합 및 협의를 통해 최종심사회의에서 언어권별 수상작을 결정하였다. 올해에는 영어권 2명, 그 외 나머지 언어권 각 1명씩 총 8명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500만원) 및 상패가 수여되며 해외 거주 수상자에게는 수상식 참가를 위한 초청 경비가 지급된다. 수상자는 아래와 같으며 시상식은 2014년 11월 17일에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12회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언어권

번역자명

작품명

영어

김혜나

Krabi

정슬인

(Slin Jung)

Krabi

프랑스어

프랑수아 블로코

(François Blocquaux)

Krabi

독일어

이다 마리 베버

(Ida Marie Weber)

Krabi

스페인어

라우라 에르난데스

(Laura Hernández Ramos)

Krabi

러시아어

타티아나 모스크비초바

(Tatiana Moskvichova)

Краби

중국어

장연연

(Zhang Yanyan)

大半个春夫

일본어

김정미

半分以上のハルオ

 

 

 

* 수상자 외 응모자 개인의 심사 결과 및 심사평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 수상작은 원작의 저작권으로 인하여 웹에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문학번역도서관을 방문하셔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심사총평>

 

제13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에서는 영어권 김혜나, 정슬인, 프랑스어권 프랑수아 블로꼬, 독일어권 이다 마리 베버, 스페인어권 라우라 에르난데스, 러시아어권 타티아나 모스크비초바, 중국어권 장옌옌, 일본어권 김정미 총 7개 언어권 8인의 응모작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응모작이 20건이 넘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권에서는 예비심사를 거쳐 우수 20건을 추천하였고, 본심사에서는 언어권별 두 명의 심사위원(내국인/ 외국인)이 각 3편씩 후보작을 추천하였으며, 이를 다시 외국인 심사위원과 내국인 심사위원이 의견을 조율하여 최종 후보작을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25일 한국문학번역원 회의실에서 내국인 심사위원들이 모여 작품 심사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누고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먼저 심사위원들은 이번 응모작들의 수준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영어권, 중국어권, 프랑스어권, 독일어권은 물론이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던 일본어권, 스페인어권, 러시아어권에서도 우수한 번역들이 나왔음을 지적했다. 이는 한류로 표현되는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세계인의 전반적인 관심의 증가와 함께 그동안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다양한 문화권으로 한국문학을 소개한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보았다. 또한 한국문학번역원 아카데미에서 번역을 공부하고 훈련받은 원어민들이 좋은 번역가로 등장하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았다.

 

심사위원들은 번역 심사를 할 때의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무엇보다 원작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는지, 원작의 특성을 살리면서 번역해낼 수 있는 외국어 실력을 갖추었는지,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번역과정에서 보편적인 주제로 전달해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 다음 구체적으로는 작품 속에 드러난 직접 화법과 간접 화법이 번역 속에 정확하게 명시되었는지, 일상 언어와 문학 언어의 차별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가독성과 정확성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문법적인 오류, 메타포의 이해, 그리고 특정언어 특유의 문장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는지, 의역의 정도는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런 토론을 거쳐 앞서 말했던 7개 언어권에서 8인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자들은 물론이고 응모한 모든 역자들에게 어렵지만 보람 있는 한국문학 번역 작업에 계속 정진할 것을 당부하면서 심사회의를 마무리했다.

 

심사위원장 서숙

 

 

 

 

 

 

<영어권 심사평>

 

예비심사를 거쳐 올라 온 총 20편의 번역소설을 외국인과 내국인 심사위원이 심사하고 아래와 같은 의견을 모았다. 응모작들은 대체로 원작을 잘 이해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번역하였다. 응모작 모두에게 어려운 작업을 해낸 것을 축하하고 격려하고 싶다.

심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문화, 역사 등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 뒤 원작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화가 우선해야 하며, 그 다음 원작의 뜻과 분위기, 주제를 되살려 낼 수 있는 영어 실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소설 번역은 다른 종류의 번역, 가령 논문 혹은 연설문 등의 번역과는 다름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단어, 문장 형태, 길이 등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항들을 고려하여 작품들을 보면 원작을 충분히 소화하여 자기 나름의 의역과 직역을 구사하고, 생략하면서도 원작의 뜻과 흐름을 잘 살려낸 수준 높은 경우와 원작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만 매달려 직역한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응모작으로 나뉘었다.

이를 전제로 번역된 작품이 전체적으로 원작의 뜻과 분위기를 얼마나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보고(40/100) 세부적으로 문장 스타일이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문법은 정확한지, 어휘 사용은 적절한지, 의역이 지나쳐서 원문의 뜻을 왜곡하는지, 또는 누락되거나 오역된 것은 없는지를 살펴보고(40/100), 영어 수준이 비슷할 경우, 복잡하고 시적이며 대단히 강렬한 원작의 분위기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썼는지 등을 비교 대조하였다(20/100).

위의 기준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심사위원은 김혜나의 응모작과 정슬인의 응모작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김혜나의 응모작은 한두 군데 문법적인 오류와 누락이 보이지만 원작의 주제 및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번역이다. 원작에서 독자들이 당연히 이해했을 것으로 알고 작가가 생략해버린 듯한 부분을 역자는 한 두 개의 단어, 또는 간단한 문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처리하였는데, 이것은 번역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며 번역을 읽을 현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가령, 흰 고양이가 등장하는 부분은 화자와 자연, (또는 화자와 도시 끄라비)과의 강박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부분인데, 무리 없이 정교하게 처리되었다. 또 소설의 끝, 화자의 몸은 끄라비의 흙속으로, 화자의 영혼은 끄라비의 바람과 공기 속으로 흩어지는, 독자를 숨죽이게 만드는 이 부분을, 원작이 갖는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투명하고 간결하게 잘 전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원작이 전달하는 깊고 복잡한 주제를 때로는 함축적인 언어로, 때로는 시적인 문장으로 잘 살려낸 번역이다.

정슬인의 응모작은 원작의 분위기를 일관성 있게 잘 전달하고 있으나, 중요한 부분에서 지나친 의역 또는 애매한 번역이 눈에 띈다. 심사위원들이 일관되게 지적하는 이 번역의 특징은 번역 문장들이 너무 설명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다른 많은 좋은 응모작들에게서도 발견되는 특징이다. 설명 위주의 문장에, 어휘도 감성적이기 보다는 일상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깊고 복잡하고 강렬한 주제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며, 원작의 밀도와 다차원적인 의미를 희석시킨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열심히 노력했으며, 이런 점들을 앞으로 보완한다면 더욱 좋은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격려하면서 수상작으로 추천한다.

 

 

 

<프랑스어권 심사평>

 

올해 번역 신인상 불어 번역 작품은 박형서의 <끄라비>였다. 총 7편의 불어 번역본이 심사에 올랐는 데 그 번역 수준은 후보자 마다 좀 차이가 있었다. 국내 심사자는 우선 번역자가 원작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또한 도착어인 불어로 이 원작을 얼마나 충실하게 번역을 했는지 그리고 한국어에서 불어로 번역을 할 때 부딪히게 되는 언어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번역자들이 어떤 방법(예: 각주 달기, 명시적 표현 등)을 선택했는지를 중심으로 심사를 했고 원어민 심사자는 번역자가 얼마나 문학적인 문체로 작가의 원작을 도착어인 불어로 잘 표현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를 했다.

심사 결과 비록 몇 번의 번역오류가 눈에 띄기는 했으나 비교적 원작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작가의 문학적인 문체도 훌륭하게 살렸으며 소설 속 사건 묘사도 아주 박진감 있게 성공적으로 번역을 한 후보자 프랑수아 블로코의 번역작을 1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또한 이 후보자 프라수아 블로코는 불어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거나 번역가의 번역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는 등 번역작품 출판시 번역가가 신경을 써야 하는 섬세한 부분까지 생각한 점도 높이 평가되었다. 이 후보자가 번역본에서 사용한 문학적이고 수려한 문장을 보면 이미 문학 번역가로서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한국문학을 불어로 소개하는 데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에 수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다른 후보자들도 상당한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는 데 실망하지 말고 다음에 또 응시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렇게 해마다 한국문학 번역 신인상에 응시하는 후보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한국문학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참가자 모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독일어권 심사평>

박형서의 『끄라비』를 대상으로 한 제 13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독일어권 번역에 총 8편의 응모작들이 제출되었다. 이 독일어 번역본들을 아래의 기준을 가지고 심사에 임했다.

- 원작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이를 도착어로 정확하게 충실히 표현하고 있는가

- 원작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학성 있는 문체와 문화적 문맥을 전달하고 원작의 형식과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

- 원작을 도착어로 번역할 때 발생하는 언어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번역가가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가

- 독일어권 독자들 입장에서 가독성, 현지 독자의 접근성 등을 고려한 번역인가

심사위원 간의 논의 결과,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 및 ‘번역의 가독성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이다 마리 베버의 번역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이다 마리 베버의 번역은 가독성 있는 유려한 문장으로 원서의 문학성을 잘 살리고 섬세한 번역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었다. 일부 다른 번역자들의 경우 각기 다른 유려한 문체의 번역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번역의 충실성과 언어적 정합성 부분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아 아쉬운 점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모든 응모작들의 수준이 매우 뛰어나 역자들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이다 마리 베버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한국문학번역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 다른 번역자들에게도 앞으로 꾸준히 정진하여 번역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시기를 당부하면서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스페인어권 심사평>

 

스페인어권 본심에 올라온 응모작은 총 6편으로 수는 많지 않지만 원작의 난이도를 고려할 때 한두 편을 제외하면 대체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대다수의 응모작들이 공통적으로 원작의 내용 중 환상적·초현실적 요소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는데, 작가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내외국인 심사자가 원작에 대한 충실성, 가독성, 문체의 문학적 재현, 문법적 오류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엄격한 평가를 진행한 후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해 라우라 에르난데즈의 응모작을 스페인어권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의미의 등가성과 언어표현의 정합성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눈에 띄지만 가독성이 탁월하고 풍부한 어휘와 음악성을 토대로 원작의 문체를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재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탈락한 응모작 중에서 마지막까지 라우라 에르난데즈의 응모작과 경합했던 세바스띠안 남프의 응모작을 언급하고 싶다. 원작의 훼손이 거의 없고 문학적 재현의 완성도도 뛰어나지만 부적절한 어휘의 사용과 적지 않은 문법적 오류가 걸림돌이 되었다. 수상자에게는 큰 축하의 박수를, 아쉽게 탈락한 응모자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응모자들 모두 뜨거운 도전정신과 잠재력을 두루 갖춘 만큼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문학 세계화의 주춧돌로 성장해갈 것을 확신한다.

 

 

 

<러시아어권 심사평>

 

문학 작품을 번역하는 일은 일상 회화나 신문 기사 또는 교과서 등과 같은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과는 다르다. 단어와 문장과 맥락을 일대일로 대응시켜 기계적으로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작품의 뉘앙스와 작가의 상상력도 옮겨야 한다. 또한 그것들을 새롭게 담는 러시아어의 특성까지 고려하여 하나의 완결된 살아 있는 작품으로 탄생시켜야 한다.

박형서의 <끄라비>는 태국의 휴양지 끄라비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그 공간을 인격화시키고 있어서 번역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또한 원작은 머뭇거리면서 읽으면서 작품을 음미하게 만드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살리는 번역을 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문학 러시아어 번역 신인상에 응모한 12편의 작품은 대부분 번역의 충실도를 높이려고 많이 노력한 수작들이었다. 그 가운데서 노스코바 나탈리아의 번역과 흐멜르니즈카야 크세니아의 번역은 원작에 대응하는 정확한 단어와 구문을 찾으려는 노력들을 보였다. 그럼에도 원작 전체의 의미와 뉘앙스를 충실히 포착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이런 점에서 안나 우글로바, 제냐 주라브리오바의 번역은 작품의 흐름을 러시아어의 특성으로 무리 없이 옮겨 가독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다른 성취를 보여 주었으나, 이번에는 원작 특유의 이국적이면서 은유적인 분위기를 담은 어휘와 구문들을 잘 살리는 데에는 미진했다는 약점을 지녔다.

타티아나 모스크비초바는 한국어에 대한 높은 이해력으로 원작의 분위기와 주제를 충분히 파악하여 적절한 러시아어 단어와 구문으로 <끄라비>를 옮겼을 뿐 아니라, 러시아어 특유의 성질마저도 살려 기계적인 번역물이 아니라 러시아어로 완결된 문학 작품을 내놓는 성과를 보였다. 기쁜 마음으로 타티아나 모스크비초바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하며, 앞으로 뛰어난 번역가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어권 심사평>

 

제13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에 응모한 20편의 번역 원고를 심사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심사 기준은 주최 측이 명기한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와 ‘문학작품으로서의 번역의 완성도’입니다. 이들 기준은 언어 측면과 문화 측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텍스트는 상당히 난해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난해함의 원인은 주격 조사를 생략한 문장이 많고, 서술문과 인용문을 혼용하고 있으며,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을 인용부호 없이 섞어 쓰는 것에서 비롯합니다. 후자의 예로 “이것은 나의 질문이었지만, 곧 우문임이 밝혀졌다. 나는 여행을 하는 것이 직업이고, 여행을 함으로써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238쪽)에서 앞의 ‘나’는 화자이고 뒤의 ‘나’는 하루오인데, 적지 않은 번역자가 양자를 혼동하거나 인용부호를 살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확도’의 기준에서 볼 때 원작의 간접화법을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글 단어 뜻을 혼동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테면 ‘영문을 모르다’를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다’로 오해하기도 하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혼동하기도 하고, ‘일종의 난동’을 ‘인종의 난동’으로 오해하는 등,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딩패스’ 등의 외래어에 익숙지 않은 번역도 눈에 띄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열심히 찾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응모작 가운데 ‘정확도와 충실도’ 측면에서 유영영, 진우파, 함영은의 응모작이 눈에 띄었고, ‘완성도’ 측면에서는 장연연, 진효정, 홍예화의 응모작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예심과 본심 그리고 최종심사회의를 통해 정확도와 충실도 그리고 완성도를 균형 있게 갖춘 장연연의 응모작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당선을 축하합니다.

당선작 외에도 위에서 거론한 작품들은 모두 상당한 번역 수준에 올라있습니다. 이후 원작에 대한 언어적․문화적 이해를 심화하는 훈련과 중국어 표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를 산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본어권 심사평>

 

이번에 본심사에 회부된 20편의 번역작품들은 예년에 비해 월등히 번역이 좋아지고 우수한 번역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그간 본인들이 각고연마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고 한국문학번역원과 번역대학원 등에서 번역교육을 실시하여 연마시킨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우수한 번역이 많아 순위를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심사하는 입장에서는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일본인 심사위원이 지적한 것처럼 “시작 부분을 부적절하게 의역 내지는 개작을 함으로써 작품을 진부하게 만들고 작품의 전체적 인상을 깎아내린 번역”도 눈에 띄었다.

 

의역, 개작에는 원문에 없는 문장이나 어휘를 번역자가 임의로 첨부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아무리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고 일본인 심사위원이 지적한 대로 “안이한 작문은 월권행위”이다. 번역가의 임무는 가능한 한 원문을 충실히 옮겨 원작의 문체, 리듬, 분위기, 뉘앙스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인 심사위원은 원문의 구성을 무시하거나, 원문과 달리 단락마다 한 칸씩 떼거나, 원문에 없는 구두점을 달거나 영문을 단 것도 감점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자연스럽고 가독성 높은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번역목적이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들은 번역가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명심해야 하는 기본적인 자세라 하겠다.

 

부자연스러운 표현 뿐 아니라 오역과 오독 등, 번역가의 집중도와 성실성이 문제가 되는 부분도 꽤 눈에 띄었으나 총평에서는 전반적으로 눈에 띈 것만 몇 가지 지적하겠다.

 

첫째 가장 문제가 된 번역은 “도(道)”였다. 작가는 증산도를 염두에 두고 사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산 남포동 거리에서 모르는 여자가 하루오에게 다가와 “도를 믿으세요?”라고 물었다는 설정이 포교활동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도”를 “진리”, “깨달음”, “신/하나님”등으로 번역한 번역가가 여럿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작가에게 확인하여 번역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다고 해도 작품의 전체적 맥락을 봐서 적합하게 번역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부분은 재검토하여 정확하게 번역하면 좋을 것이다. 또 하나, 많지는 않았지만 일본어 어휘나 문장을 너무 러프하게, 다시 말해 막말 비슷하게 번역한 것이 있다. 작중인물이 젊은 남녀이고 현재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이 젊은이와 현재를 다루고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해도 원작을 읽으면 막말을 할 계층의 인물이라 해도 그 말투나 전체적인 문장에 격이 있고 기품이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위의 두 가지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 지적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번역수준이 높아지고 원작에 대한 성실한 접근이 눈에 띄어 바람직한 번역풍토가 정착되어 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수상하지 못한 응모자들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한일번역을 이끌어 나갈 훌륭한 인재로 대성할 사람들임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고무적이었다. 우수한 번역 가운데서 수상작을 선정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일본인심사위원과 상의하여 김정미의 응모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김정미의 응모작은 가독성이 높은 자연스러운 번역 뿐 아니라 원작의 오류를 꼼꼼하게 조사해서 수정한 성실한 자세를 높이 평가하였다. 외국인심사위원이 지적한 것처럼 오류 2곳 (1. 비행고도 9,000킬로미터 2. 라식수술로 망막을 깎는다)를 발견한 사람은 1.이 4명이다. (전영순, 김정미, 후지하라 토모요, 이시자키 요시코) 2.는 쿠도 아키코, 금자 진유미, 조윤주, 김정미, 장일순, 5명이었다. 이 중 둘 다 찾아내서 수정한 사람은 김정미의 응모작이 유일하였다. 이러한 원작 꼼꼼하게 읽기와 조사, (주) 달기 등의 성실한 자세는 번역가에게 필요한 자질로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심사위원장: 서숙 (前 이화여대 인문대학장/ 영어영문학과 교수)

 

예비심사위원: 임마누엘 파스트라이히(경희대), 판샹리(소설가, 文汇报(신문)수석편집자), 하야시 요코(인덕대 관광레저경영과 조교수), 요시카와 나기(메이지 가쿠인 대학강사)

 

본 심사위원: Charles Montgomery(동국대), 임춘성(목포대 중문과)/ Zhu Yan Ling(중국 화성출판사 편집장), 김춘미(고려대 일본학 연구센터장)/ 아오야기 유코(전문번역가), 한유미(프랑스 이마고 출판사)/ Thierry Clermont(Le Figaro지 기자, 문학평론가), 장영은(숙명여대 독문과)/ Holmer Brochlos(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김현균(서울대 서어서문학과)/ Oliverio Coelho(소설가, 번역가), 오종우(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Larisa Vasiljeva(러시아 외국문학지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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