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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수상자 발표
  • 작성자최고관리자
  • 등록일2013-06-14
  • 조회수9454

한국문학 전문번역을 활성화하고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할 신진번역가를 발굴하고자 매해 시행되고 있는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하성란 작「오후, 가로지르다」(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과 함정임 작「저녁식사가 끝난 뒤」(중국어, 일본어), 2편의 지정 작품에 대하여 2013년 3월 18부터 4월 8일까지 7개 언어권에 번역 응모 원고가 총 247건이 접수되었다 (영어 86건, 프랑스어 4건, 독일어 6건, 스페인어 7건, 러시아어 12건, 중국어 56건, 일본어 76건). 응모 건수가 많은 영어권, 중국어권, 일본어권은 예비심사를 진행하여 우수 20건 추천을 받았고 이후 내국인 및 외국인 심사자에 의한 본 심사를 진행하여 이들 결과의 수합 및 협의를 통해 최종심사회의에서 언어권별 수상작을 결정하였다. 올해 영어권 수상자는 1등과 2등의 실력 편차가 크다는 심사 결과에 따라 1명으로 결정되어, 각 언어권별 1명씩 총 7명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500만원) 및 상패가 수여되며 해외 거주 수상자에게는 수상식 참가를 위한 초청 경비가 지급된다. 수상자는 아래와 같으며 시상식은 2013년 11월 21일에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언어권

번역자명

작품명

영어

애그넬 조셉

(Agnel Joseph)

Cutting Across the Afternoon of Life

프랑스어

루시 앙게벤

(Lucie Angheben)

Traverser l’après-midi

독일어

은정 펠스너

(Eun-jung Felsner)

Nachmittags, huscht es hindurch

스페인어

최이슬기

Tarde, atravesar

러시아어

나탈리아 마트베예바

Вечерние тени

중국어

티안밍

(Tian Ming)

晚餐过后

일본어

나카오 다카코

(Nakao Takako)

ディナーの後で

 

* 수상자 외 응모자 개인의 심사 결과 및 심사평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 수상작은 원작의 저작권으로 인하여 웹에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문학번역도서관을 방문하셔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총평>

2013년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에 응모한 총 번역 작품의 수는 총 247편이었다. 이 응모작들 가운데 본선에 올라온 번역 작품들을 중심으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최종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번역 작품으로 채택된 서양어권의 하성란, 「오후, 가로지르다」와 동양어권의 함정임, 「저녁식사가 끝난 뒤」가 매우 까다로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응모자들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번역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심사위원들은 본 최종 심사과정에서 원작의 시제 파악 능력, 제목을 비롯한 본문에 대한 정확한 파악 능력, 또 자신만의 문체를 구사하여 원작을 옮길 수 있는 능력 등을 면밀하게 비교 분석 평가하면서, 향후 뛰어난 번역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본 심사 과정은 전체 심사위원들이 본선에 올라온 신인상 후보작들에 대한 전반적이면서도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한 번역 방식에 대한 명확한 의견 개진을 토대로 전체 심사를 진행하였다. 이 때 한국의 역사, 문화적 배경 가운데 탄생한 고유한 어휘와 토속적인 독특한 표현방법에 대한 고려, 원작의 콘텍스트와 텍스트, 전후 문맥 속에서의 상황에 대한 파악 능력, 해당 외국어의 콘텍스트에 맞게 표현해내는 부분 등을 논의와 심사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 심사자와 외국인 심사자들로부터 공히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뛰어난 번역 작품을 압축시켜 최후로 일치된 가장 훌륭한 번역 작품을 각 언어권의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언어권별로 제기된 신인상 후보자의 몇 가지 미흡한 문제로 심사회의의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수상자 선정에 고심을 거듭했으며, 결국 심사위원들의 상호 의견 교환과 토론을 거쳐 최종 선정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최종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각 언어권의 역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리고, 향후 우리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 속에 널리 알려지고, 더불어 우리 문화가 보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활동해 주실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수상자들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영어권>

영어 분야에서는 총 86편의 번역본이 출품되었고 전반적으로 원작에 충실하게 이루어진 좋은 번역본이 몇 편 있었다. 누락이나 얼버무림이 많지 않은 성실한 출품작, 번역이 어려운 부분에서 번역자의 고민의 흔적이 분명히 감지되는 대목들을 대할 때마다 앞으로 좋은 문학 번역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인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에는 단 한편의 출품작에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가게 되었다.

우수한 번역본을 선정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가 담보된 상태에서 번역본 자체가 영어 문학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았다. 번역의 질적 우수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음의 기준을 적용하였으며 우수작으로 선정된 번역본은 모두 다음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 원작에서 중요한 대목을 정확하게 번역했는가?

작품에 대한 번역자의 이해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오역은 물론 이유가 불분명한 누락이나 첨가없이 충실하게 작품을 표현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이를 위해 특히 주목한 것은 작품의 도입부와 결말부분,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뺨을 맞는 장면과 이 사건에 대해 회상하는 구절 등 원작의 스토리 전개에서 중요한 대목들이었다. 감정의 강도나 극적 위력, 어조, 스타일 등이 화자인 ‘여자’라는 인물에 적절하고 정확하게 표현되었는지도 검토하였다. 우수작으로 추천된 번역본은 이런 대목에서 정확하면서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번역이 이루어졌다.

2. 시제와 시점의 특징을 적절하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구사하였는가?

원작이 과거와 현재, 현실과 의식의 세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병치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구조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특징이 시제의 변화이다. 또한 원작은 표면적으로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로써 3인칭 시점의 형식을 띄나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여자의 독백처럼 이어지는 1인칭 시점의 서사로 되어 있다는 또 다른 중대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큐비클 안의 ‘나’와 큐비클 밖의 ‘나’가 다르듯이 여자도 대부분 자기보다 어린 회사 직원들이 보는 ‘여자’와 자기가 아는 ‘나’가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의 주제와 관련해 매우 중요해 보이는 이런 형식적 특징을 적절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구사했는지는 번역의 수준을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현재시제와 과거시제가 교차하고, 현실과 의식의 세계에 대한 서술이 복잡하게 얽히는 원작의 구조가 영어로 자연스럽게 살아난 번역본이 높이 평가 되었다.

3. 번역이 어려운 부분을 제대로 번역했는가?

번역 기술이 결정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대목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번역되기 위해서는 번역자의 언어 감각, 문학적 창의력, 그리고 종종 관련 내용에 대한 배경 지식을 요구한다. 대표적인 예가 회식 자리에서 가진 닭에 대한 대화중에 등장하는 사대문/서대문 의 혼돈 상황이다. 제대로 명쾌하게 핵심을 파악하고 번역해낸 번역본이 그리 많지 않았다.

4. 제목과 본문의 상관성이 드러나는가?

위의 평가 항목들은 사실 번역 평가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하성란의 <오후, 가로지르다>의 경우 다소 특수한 평가 항목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원작의 또 다른 대표적인 특징인 제목이다. 다소 의아해보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중의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이 제목에 대한 번역자의 나름대로의 이해가 번역 본문과의 상관성에서 드러나면 좋을 것 같았고, 우수작 후보군에 들어온 번역본들은 최소한 소설의 마지막 문장에서라도 상관성이 드러나도록 시도했다.

그 외에도 신인상 부문이라 문학 번역자로서의 잠재력이 엿보인다고 느낀 번역본에는 약간의 가산점을 부과했다. 예를 들어 원작과 분명히 다르지만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반영된 첨가가 한 예가 될 수 있는데 좋은 사례는 소설 끝부분에서 뱀이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책상 위에 올라간 여자가 시선 아래로 펼처지는 완전히 다른 세상, 즉 봐서는 안 되는 큐비클 내부를 보는 장면에 대한 번역이다. 이 대목이 “여자는 보았다“로 시작되는데 대부분 ”She saw“라고 번역했으나 ”She saw it all“이라고 하는 번역이 있었다. 뱀이나 인간에게는 금지된 지식을 언급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She saw“에 그치는, 다소 어색한 번역을 탈피하면서 일순간 작품의 주제를 어느 정도 재확인해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애그넬 조셉의 응모작은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에 있어 우수성을 보인다. 원작의 시제가 복잡하게 변화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구사하였으며 대학원을 졸업했고 평생 그리 화려하지 않게 독신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사무실 큐비클 안에서 갱년기를 맞고 있는 한 여성의 독백처럼 이어지는 3인칭 서사에 적절한 어휘와 문체를 제대로 구사한 것도 번역자의 문학적인 감각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결정적인 누락이나 필요없는 첨가가 많지 않고 얼버무림이 거의 없는 것도 번역자의 능력과 책임감을 보여준다고 판단된다. 오역이 없는 것은 아니나 (강의를 나가다, 푸념 등) 대체로 정확하고 종종 명쾌하게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번역본을 읽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문학작품처럼 읽히는, 완성도가 높은 번역이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이은교, 이채연, 조엘 브라우닝의 응모작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선 이은교의 번역은 명백한 오역이 많이 발견되지 않으며 누락이나 얼버무림, 불필요한 첨가가 별로 없는 상당히 정확한 번역이다. 불확실함이나 추정의 의미가 살지 않는 단정적인 문장, 간접 인용문이 화자 자신의 말처럼 옮겨지는 경우 등이 흠으로 꼽힐 수 있고 이따금씩 등장하는 오자, 탈자, 그리고 단어의 부정확한 번역이 약간의 흠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검토 과정에서 다른 번역본에 비해 결정적인 문제로 지적할 사안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게 이루어진 번역문이다. 시제 변환이나 제목 번역 등도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 정도의 성취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나 번역자만의 깊이 있는 이해가 돋보이게 드러나는 부분이나 특별히 남다르게 창의적이거나 효과적인 번역 표현, 두 언어에 대한 독특한 감각을 보여주는 측면은 찾기 어려웠다. 특히 번역자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사대문/서대문’ 부분에서 혼돈 상황이 앞뒤가 맞지 않게 얼버무려진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채연의 응모작은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에 있어 우수성을 보인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의식의 세계가 복잡하게 병치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경계의 모호함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가 되는 원작의 특징을 살리려 시제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고, 어법이나 문체 모두 무난하다. 하지만 단락 구분이 원작과 상당히 차이를 보일 뿐 아니라 번역본 자체의 기준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임의적이다. 또한 과다한 첨가가 원작의 간결한 문장들을 설명조로 장황하게 만들었다. 어색하고 부정확한 영어 표현을 다듬는 노력도 필요하다.

조엘 브라우닝의 작품은 영어 가독성이 특히 높은 번역을 해냈다. 번역자가 적절한 번역을 위해 고민하고 정성을 들인 흔적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여자는 보았다”를 “The woman saw it all"이라는 단일한 완전 문장으로 옮긴 것은 원작에 없는 첨가가 수반된 번역이지만 원작의 문맥과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번역자의 해석이 반영된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주인공이 애완용 뱀에 대해 검색하다 (중년의 점잖은 체면에?) 문득 떠오르는 성적 호기심과 그에 대한 자의식을 서술한 부분에서 원작의 의미에 충실하면서 영어의 중의성을 잘 살렸다고 보이며, 사대문/서대문/독립문이 언급되는 구절처럼 고유명사와 지명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기에 번역이 까다로운 부분도 약간의 첨가는 있지만 매우 요령있게 처리했다고 판단된다. “그 남자의 손가락만큼은 길었다”에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선명한 기억이 유지됨을 강조하는 ‘만큼은’의 의미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The man's fingers were definitely long"라고 정확하게 번역한 많지 않은 번역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본 번역본은 결정적인 오류들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중대한 사례를 하나 들자면, 여자가 회식이 끝나고 사무실에 돌아와 물감 덩어리로 장식된 의문의 큐비클 앞에 서 있는 것을 묘사하는 “그리고 그 큐비클 앞에 섰다”가 “They were all standing in front of their cubicle”이라고 번역된 것이다. 이런 극적인 순간은 이 작품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것이므로 작품 전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영어 표현이 훌륭했던 만큼 이런 부족함이 아쉽게 느껴져 특별히 언급하는 것이니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이해하는 능력을 조금만 더 발전시키면 앞으로 한국문학 번역자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80편이 넘는 응모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작이 한편밖에 나오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을 포함해 발전가능성이 커 보이는 작품들이 몇 편 있었으므로 상당한 희망을 가지고 내년을 기약해 본다.

 

 

<프랑스어권>

금년도 한국문학 번역신인상 프랑스어권에는 총 4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다. 본인은 내국인 심사위원으로서 하성란 작가의 "오후, 가로지르다"의 4 편의

불어 번역본을 아래 세가지 기준을 가지고 심사에 임했다.

-원작을 정확하게 이해했는 지와 이를 도착어로 충실하고 효과적으로 표현을 했는가

-문학성있는 문체와 어휘선정으로 원작자의 의도를 잘 표현했는가

-원작을 도착어로 번역할 때 발생하는 언어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번역가로서 적절한 선택을 했는가 (각주달기, 부연설명 등)

외국인 심사위원의 경우는 이와 달리 가독성, 현지 독자의 접근성, 프랑스어 문체의 완성도 등을 기준에 두고 심사하여 둘이 논의한 결과 루시 앙게벤의 응모작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김미도의 응모작은 원작에 대한 이해가 가장 정확했고 이를 최대한 충실하게 도착어인 프랑스어로 전달하려고 애쓴 노력이 보여 높게 평가되었으나, 가끔은 좀 어색하고 너무 한국적인 표현이 있어 앞으로 원어민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향상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안느 브리짓 알트의 번역의 경우 원작의 이해와 번역가의 문학적인 문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불어 문법 오류, 영어권 단어사용, 그리고 원문 삭제 등의 이유로 감점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가장 문학적 문체로 번역을 한 후보자이다. 마지막 티에리 라플랑쉬의 번역은 외국인 심사자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큼 잘 읽히는 번역이었으나 너무나 잦은 원문 삭제에 원작과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수상작인 루시 앙게벤의 번역은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충실한 번역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몇 군데 보이는 원문의 삭제와 불어의 오류, 그리고 한국 문화의 특성을 담고 있는 어휘(예컨대 선배님)를 불어로 표현할 때 조금 더 숙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 번역신인상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번역본을 제출하기 전에 아무리 급하다고 하더라고 한번 더 강독을 해서 철자오류나 원본 삭제 및 누락 등의 실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동참할 재능 있는 신진번역가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상을 축하드린다

 

 

<독일어권>

금년 한국문학번역신인상 독일어권에는 총 6편의 응모작이 제출되었다. 응모작들의 수준은 보통에서 우수한 번역까지 고무적인 편이었다. 큐비클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조명한 하성란의 단편소설「오후, 가로지르다」를 번역과제로 부여받은 번역자들은 원작의 무대가 동시대인만큼 작품 이해에 있어 커다란 문제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작가 특유의 서술방식으로 인해 화자나 시제, 성찰주체 등을 파악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보였다. 또한 한국의 역사 및 문화적 맥락이 담긴 표현에 있어서도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했는가가 번역자의 역량을 가늠하는 주요 판단 근거가 되었다.

심사위원간의 논의 결과,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 및 ‘번역의 가독성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한 심사결과를 합산하여 최고점을 받은 은정 펠스너의 번역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은정 펠스너의 번역은 내ㆍ외국인 심사자로부터 가독성 있는 유려한 문장으로 원작을 생동감 있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오역과 누락된 부분이 발견되지만 앞으로 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은 번역가로 성장하리라 기대된다. 윤정민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오벤아우스 사브리나와 노이스 벤야민의 번역은 각기 가독성 있는 유려한 문체와 성실하고 안정감 있는 번역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번역의 충실도와 가독성 부분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은정 펠스너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아울러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한국문학번역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 다른 번역자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스페인어>

하성란의 단편 「오후, 가로지르다」를 대상으로 한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스페인어권 번역에 응모한 7편의 작품들에는 적지 않은 편차가 있었다. 심사는 우선 표현의 정합성과 문학적 완성도, 문화적 요소들의 반영을 기준으로 삼았고 그 후에는 스페인어권 독자들 입장에서 전체적인 가독성을 점검하였다. 원서의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를 스페인어로 잘 옮기지 못해 두 표현 사이에 간극이 큰 작품들도 있었고, 원서의 문학성을 잘 살리지 못한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결국 어느 정도 번역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작품 중 최이슬기와 김연민의 번역이 최종에 올랐지만, 두 작품 모두 섬세한 번역이라는 잣대에는 모자람이 컸다. 또한 번역 작품 전체에 걸친 균질성 유지라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번역신인상임을 감안하여 가능성에 역점을 두고, 두 작품 중 최이슬기의 번역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최종 심사에 오른 두 작품 이외에도 김동환의 번역 역시 가능성을 보였음을 밝혀두고 싶다. 다만 이 모든 작품들이 원작의 문학성을 십분 반영하는 우수한 번역이 되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것들을 좀 더 가다듬고, 문화의 번역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번역이라는 고난의 길에 용기 있게 들어 선 모든 예비 번역가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러시아어>

먼저, 한국 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한국문학을 러시아 문화권에 소개하고자 하는 신인 역자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이번에 지원한 번역원고들을 검토하면서, 지원자 역자 분들의 뛰어난 번역 능력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향후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문화 교류가 한층 성숙된 단계로 도약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본 심사는 출발어와 도착어 사이의 의미전달의 정확성을 위한 한국어와 러시아어의 정확한 어휘 이해와 사용법, 통사 구문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구사 능력, 또 한국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는 심사 원칙을 견지하여 진행하였음을 밝힙니다.

심사 결과 최우수작으로 나탈리아 마트베예바의 “Вечерние тени”를 선정하였고, 타티아나 모스크비초바의 “Ускользающий полдень,” 나탈리아 노스코바의 “После полудня. Проскользнула”, 안나 우글로바의 “День, рассеченный тенью”도 우수한 번역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최우수작으로 선정한 “Вечерние тени” 번역원고는 한국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를 러시아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역자가 얼마나 러시아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향후 한국문학의 러시아어 권으로의 소개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탈리아 마트베예바 외에 앞서 언급한 번역원고들 역시 훌륭한 역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수작이었으며, 약간의 차이로 최우수작에 선발되지 못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 밖에 전체적으로 모든 지원 원고들의 수준이 매우 뛰어나 역자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앞으로 꾸준히 정진하여 좋은 결실을 거두어주시기를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중국어권>

함정임의 <저녁식사가 끝난 뒤>에 대한 중국어권 번역 심사는 의미의 충실성과 표현의 등가성에 초점을 두고 원작에 대한 이해와 표현의 적절성을 판단하였으며, 어휘, 구문 선택의 적절성, 시가 번역의 형식적 적절성, 개별 단어나 문장의 오류 및 생략 등을 구체적인 심사항목으로 고려하였고, 이러한 번역의 결과가 원작의 문체의 결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고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였다. 총 20건의 번역작품은 54편의 작품에서 예비심사 과정을 거쳐 본 심사에 선정된 만큼 대체적으로 우수한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사항에서 오류 및 아쉬운 점은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1. 원작에서 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이 한자로 병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출된 번역들은 인명을 중국어로 번역할 때 음역과 의역을 선택적으로 취하고 있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든 중국어 번역 표기가 한자 독음과 동일하게 발음되는 한자 표기이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권혜진’의 진을 貞으로 의역하거나, ‘권혜진’의 權을 全으로 음역한 경우에, 이를 한국어로 발음한다면 ‘권혜정’ 이나 ‘전혜진’이 된다. 이는 이름의 고유성을 훼손하는 오역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자명을 갖고 있는 지명의 경우에는 정확한 한자 표기가 요구되는데, 예를 들어 ‘일산’은 ‘一山’이라는 한자로 표기되는데, 이를 ‘日山’으로 표기할 경우 중국어 병음은 서로 다르게 발음된다. 특히 한국 지명의 경우 대부분이 한자 표기를 갖고 있음을 전제할 때 이들 이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은 기본적이라고 하겠다.

2. 제출된 번역 대부분이 활용하고 있는 각주처리에 대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언어권을 불문하고 번역 대상 텍스트가 문학일 경우, 각주의 사용은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본문 번역을 통해 이를 반영하는 것이 좋은 번역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외국어 번역보다 중국어 번역에서 각주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과다하게 처리되는 점은, 무엇보다 중국적인 텍스트 사유방식(고전이나 경전의 譯註방식)이나 텍스트에 대한 인식적 관습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번역 대상이 현대소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관습적 사용은 절제되어야 하며, 지명이나 고유명사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가할 경우에도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다, 심지어 각주에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는 불필요한 오역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한국 나이에 대한 관습적 사용을 설명하거나, 미사리 등의 지명에 대한 정보를 틀리게 제공하고, 습자지를 ‘안휘성에서 생산되는 서화용 고급종이’라는 주석을 사용한 경우, 이는 지나치게 자국화된 번역일 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잉된 번역이라고 하겠다.  

3. 일반적으로 번역에서 가장 질적인 요구는, 작가와 작품 고유의 문체 특성을 살리는 것이다. 특히 중국어 번역에 있어서 문언체와 구어체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문체가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문체를 사용할지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원작의 서술 부분은 현대 구어적 느낌의 표현들이라고 할 때, 이를 지나친 문언문의 느낌으로 번역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중간에 삽입된 고려시가의 경우, 원작이 장단구로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율시로 번역하기보다는 장단구의 고시로 번역하는 것이 원문의 느낌과 형식을 살리는 번역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작에서 문체의 감성이 드러나는 구절의 번역이 생략이나 소략해서 번역되면서 표현과 의미의 전달이 불충분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구절의 맛이 살아있도록 번역하는 것은 작품 전체에 느낌을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면글면’, ‘마른 애를 먹었다’, ‘앞뒤 각설하고’, ‘그들만의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함께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등의 구절은, 정서적인 문맥이 얼마나 잘 표현되었는가라는 지표로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번역 신인상 응모자 중 티안밍, 왕용, 진효정, 류경자, 장리리 씨(이하 존칭 생략)의 번역이 우수하다고 평가하였다. 개별적으로 언급하자면, 장리리는 전체적인 문체의 느낌은 좋았지만, 인명 번역이나 ‘앞뒤 각설하고’ ‘그들만의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등의 개별문장 번역은 의미와 표현의 전달이 불충분하였다. 진효정 번역 역시 전반적인 문체는 무게감이 있으면서 인텔리 여성작가의 내면화된 서사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탁월하였지만, 적지 않은 개별 오류는 아쉬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습자지에 쌓인’, 몽골어 가사 번역이 생략되었고, ‘디바’를 ‘유명한’으로, ‘편부슬하’를 ‘單親家庭’으로 번역한 것은 불충분한 번역이다. 류경자의 번역은 개별적 오류가 적고 각주로 가독성을 떨어뜨리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평이한 구어체 문장으로 번역되어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왕용의 경우 역시 개별 오류도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탁월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각주가 과다하게 사용되고, 문언적인 느낌의 문체가 너무 무거운 느낌으로 전달되는 문제들은 가독성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티안밍의 번역은 개별오류도 적지만 무엇보다도 문체적 감성이 원작의 풍미를 잘 살리고 있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평가되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작의 문체적 감성을 살려내는 일은 번역의 가장 어려운 과제라는 점에서 티안밍의 번역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정서적인 구절에 대한 번역도 대체적으로 충실하게 번역되고 있다. 다만 과도한 각주처리는 주의할 사항인데, 예를 들어 한국인의 나이에 대한 정보, 미사리의 위치 정보는, 과도할 뿐만 아니라 오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어권>

한국문학의 일본어번역은 더 이상 불모의 땅이 아니다. 수확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활기와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주어진 과제는 숨겨진 재능 들을 발굴해서 격려하는 일일 것이다.

역시 옥석혼효였다. 인상적인 응모작은 3, 4편 정도에 그쳤다. 원작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거나 일본어 표현이 밋밋하거나 버겁게 느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오역과 부적절한 번역어 선택은 대부분의 응모작에서 발견되었다.

무라야마 도시오, 이영희, 오사나이 소노코의 3편은 일정 수준 이상의 번역능력을 보여주었다. 단지, 번역 상태가 균질하지 않거나, 문체가 예스럽고, 한자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등의 결점 또한 부각되었다.

심사과정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나카오 다카코의 응모작이었다. 일본어 구사능력에서 단연 돋보였다. 문학적 감성이 배인 문체에서 번역자로서의 비범한 자질을 엿보였다. 텍스트에 대한 몰입을 유도하는 일본어의 호흡이 훌륭하다. 까다로운 원문에 맞닥트리면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으며, 단순히 문학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주를 넘어, 번역 과정에서 원문 텍스트에 예술적 긴장을 공급하고 있다. ‘읽히는 번역’의 모범적인 사례라 말할 수 있다.

20편의 응모작 중 원문 중에 나오는 몽골 가수의 음반 제목 원어까지 조사하여 옮겨낸 사례는 본 응모작이 유일하다. 번역자로서의 능력 외에 ‘자세’까지도 칭찬할 만하다. 또 하나, 특기할만한 것은 이 번역의 경우 ‘젊은 문체’를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의 결에 반드시 부합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소설의 잠재적 독자가 2, 30대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특징이라고 판단된다.

장차 한국문학의 일본어 번역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재목으로 여겨진다. 축하와 함께 정진을 당부한다.

 

 

 

심사위원장: 박종소(서울대 노문과)

예비심사위원: 임마누엘 파스트라이히(경희대), 설주(전문번역가), 김순희(LTI Korea 번역 아카데미)

본 심사위원: 강지수(인하대 영문과)/ 마이클 J 페티드(미국 뉴욕주립대), 한유미(프랑스 Imago 출판사)/ 패트릭 드 시네티(프랑스 Cartouche 출판사), 정동섭(전북대 스페인 중남미어문학과)/ 피오 세라노(스페인 Verbum 출판사), 강승희(전문번역가)/ 허버트 야우만(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 나탈리아 유리예브나 그랴깔로바(경희대 노문과), 노정은(건국대 중문과)/ 한매(중국 산동대), 윤상인(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사이토 아사코(명지대 일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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