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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11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수상자 발표
  • 작성자최고관리자
  • 등록일2012-06-01
  • 조회수6594

한국문학 전문번역을 활성화하고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할 신진번역가를 발굴하고자 매해 시행되고 있는 <제 11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이승우 작「칼」(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과 김숨 작「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중국어, 일본어), 2편의 지정 작품에 대하여 2012년 3월 19일부터 4월 9일까지 7개 언어권에 번역 응모 원고가 총 261건(응모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 응모작 3건 제외) 접수되었다 (영어 81건, 프랑스어 10건, 독일어 15건, 스페인어 6건, 러시아어 10건, 중국어 54건, 일본어 85건). 응모작이 20편이 넘는 언어권에서는 예비심사를 진행하여 우수 20건 추천을 받았고 이후 내국인 및 외국인 심사자에 의한 본 심사를 진행하여 이들 결과의 수합 및 협의를 통해 최종심사회의에서 언어권별 수상작을 결정하였다. 수상자에게는 상금(500만원) 및 상패가 수여되며 해외 거주 수상자에게는 수상식 참가를 위한 초청 경비가 지급된다. 수상자는 아래와 같으며 시상식은 2012년 6월 28일에 한국문학번역원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언어권

번역자명

작품명

영어

김주은

Knife

류세라

The Knife

프랑스어

다비드 멜리사

Poignards

독일어

염지선

Messer

스페인어

시안자

Espadas

러시아어

브르스레벤츠브 에브게니

НОЖ

중국어

한예

无人归来的夜晚

일본어

오카 히로미

誰も帰って来ない夜

 

* 수상자 외 응모자 개인의 심사 결과 및 심사평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 수상작은 원작의 저작권으로 인하여 웹에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문학번역원 도서관을 방문하시면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총평>

올해 2012년도 한국문학번역신인상에는 영어권과 일본어권의 응모작품이 많이 늘었고, 그 동안 강세이던 중국어권 응모가 좀 주춤해졌다고 할 수 있다. 타 언어권은 대체로 평년 수준이었다.

각 언어권별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는 지원자들의 번역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번 응모에는 한국인 번역자의 응모도 포함되었지만, 외국인 응모자들이 많았고 각 언어권 수상자들도 외국인이 많이 차지하였다. 한국인 번역가들이 더 분발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외국인 번역가들의 증가는 고무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해외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의 큰 증가와 함께 한국어를 배우는 저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그를 자국어로 번역 출판하려는 외국 전문가가 증가하는 것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문학 작품이 한국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 가운데 탄생한 고유한 어휘와 토속적인 독특한 표현방법 등을 많이 담고 있기에, 이를 해당 외국어로 표현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이러한 섬세한 어휘문제에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 만족할만한 번역은 아직 많지 못한 것이 아쉽다. 더구나 원작의 콘텍스트와 텍스트, 전후 문맥 속에서의 상황에 대한 파악, 해당 외국어의 콘텍스트에 맞게 표현해내는 부분 등은 아직도 좀더 철저한 노력을 요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한국인 심사자와 외국인 심사자들로부터 공히 만점을 받은 작품이 나오지 못한 소이이다. 그러나 한국인 심사자와 외국인 심사자가 각자 따로 초보적인 심사를 한 후 상호 토론을 거치며 뛰어난 번역작품을 압축시켜 가다가 최후로 일치된 가장 휼륭한 번역작을 각 언어권의 수상작으로 뽑았다.

수상자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아울러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한국문학 번역의 뛰어난 전문가로 성장하여, 한국문학을 세계에 소개시키는 휼륭한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에 수상하지 못했지만, 많은 저력있는 예비 번역가 여러분들은 이에 실망하지 말고 의미있는 도전을 계속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영어권>

본 심사에 올라 온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서 심사가 매우 즐거웠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미묘한 분위기를 적절히 전달하고, 문장이 아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번역이 다수여서 영역의 수준이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에 매우 흡족했다. 본 심사 대상 20편 중에서 적어도 다섯 편은 시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우수한 역자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한두 가지 조언을 하자면, 첫째 원문의 표현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그러나 한국독자는 잘 못 이해하지 않을 부분)을 번역하는데 공을 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월 둘째 주 월요일부터 지금까지”라는 대목에는 그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말을 넣어주어야 오래 일하던 직장에서 최근 두 달 동안은 개근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고용한 자는 모르겠지만”을 “I don't know about the employer”로 옮기는 것 역시 정성스러운 번역은 아니다. “고용한 자는 큰 차이라고 생각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같은 식으로 해석해서 번역해야 한다. “나도 모르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체한 것이 부끄러워”도 주인공이 의도적으로 가장을 한 것이 아니고 말을 하고 보니 마치 합리적인 사람이나 되는 듯이 보인 것이 쑥스러운 것이므로 “had pretended to be”는 신중한 번역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대명사의 선행사를 세 문장을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다던가 시제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번역은 퇴고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어의 느슨하고 엄격히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도 심층이해를 통해 원작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서 옮기는 것이 역자의 책임이며 역량이다.

외국인 심사위원과 합의한 끝에 매끄럽고 자연스러웠으며 원문의 해석이 섬세한 점이 특히 돋보였던 류세라의 ‘The Knife'를, 그리고 간혹 모호하거나 과도한 의역을 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리 없이 전달한 김주은의 ’Knife'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수상한 두 분에 대한 축하와 함께 아깝게 탈락한 후보자들께도 위로와 격려를 드린다.

 

<중국어권>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예비심사에 통과한 김숨의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에 대한 중국어 번역문 20편이 매우 다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10 글자밖에 안되는 작품 제목의 번역이 11가지로 다양하기 그지 없습니다. 본인은 내국인 심사위원으로서 ‘등가성’, ‘번역의 질적 우수성’, ‘표현의 충실도’ 등으로 20편의 번역문에 대해 평가를 했습니다.

우선, 원작에 대한 폭넓은 배경 지식과 안목에 의한 제대로 된 원문 이해능력은 번역가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번역문 20편 중 원문에 대한 이해부족이나 신중하지 못한 번역으로 인한 오역이 여전히 많이 존재합니다.

다음은 ‘언어’입니다. 번역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2의 창작입니다. 번역가가 원작으로부터 자유로이 번역에 임했을 때 그를 속박하는 것은 바로 ‘언어’입니다. 20편 중 대부분이 원작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지만 우수한 번역문이 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언어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즉, 정련되고 함축적이며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 것입니다. 본래 뜻 글자인 중국어 표현력이 번역자의 언어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에 자기만의 일관성 있는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 깊은 내공을 쌓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세 편의 번역문, 즉 오화, 한예, 고영옥의 번역문은 등가성과 표현의 충실도 면에서 타 번역문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우수작으로 추천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어, 구문의 선택과 작가의 미묘한 뉘앙스를 살리는 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여주었고, 중국 현지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오화, 한예의 번역작 중 외국인 심사위원과의 논의를 거쳐 한예의 <無人归来的夜晚>를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한 적지 않은 번역문들 가운데 미래의 저력 있는 번역가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번역문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한중 문학작품 번역에 있어서 이전보다 평균 수준은 향상되었지만 뛰어난 번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오랜 시간의 연마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일본어권>

총 85편의 응모작 중예비심사를 거쳐 선발된 일본어권 심사 대상 작품은 총 20편이다. 원작인 김숨의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은 홀시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의 심적 갈등을 그려낸 것으로 전체적인 분위기에 도로감과 지친 여인의 허무감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길지 않은 작품에 시아버지가 202호 여자에게 정말 꿔줬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30만원, 외짝 장롱 속에 쌓아두었던 고물들의 행방,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안 돌아오는 밤 등 대답 없는 질문들이 툭툭 던져져 있다. 현대인의 도로감과 허무감을 지닌 이 작품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재생하고 있는지 여부도 평가 기준 중 한 가지로 삼았다. 또한 한국의 관습이나 음식을 일본인이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였는지도 평가 기준 중 하나가 되었다. 예비 삼사를 거친 번역들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 따라서 심사 시에는 일본어의 유려함과 자연스러움, 가독성, 수준 높은 번역이 독자인 일본인에게 한국문학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번역이 문학적 아취를 지니는지 여부도 고려하였다. 그 결과 오카 히로미, 마쓰야마 마이코, 고성희의 번역 총 세 편을 최종 후보작으로 선발하였다. 이 세 편 중 2등에는 마쓰야마 마이코의 번역을 선택했다. 다른 번역문에서 번역가들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부분-예컨대 “고개가 쳐들려서 있어서인지 노인의 몸은 마치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듯 보이기도 했다.” 등의 일본어 번역이 자연스럽고 원문에도 충실하면서 가독성이 좋다. 다만 “마”를 “長芋”나 “山芋"로 번역하지 않고 ”麻 “로 번역한 점, 오이소박이가 오래 되어서 형태가 뭉그러진 것을 ”썩었다“ 로 번역한 점 등 몇 가지 문제가 있으나 반면 다른 번역물이 못 가진 뛰어난 표현력을 획득하고 있는 문장이 많아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번역가이다. 3등으로는 고성희의 번역을 선발하였는데 일본어 표현력이 아주 뛰어나 외국인 심사자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오역이 눈에 띄는 점이 아쉬웠다. 예컨대 시아버지가 식당에서 ”얻어오는“ 오리 뼈를 역자는 ”사온다“ 고 하고 있다든가 ”걸신들인 듯이 떠먹어댔다.“는 부분을 ”무심히 먹었다.“로 번역한 점 등은 다소 문제이다. 이 작품에서 핵심적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입덧이 심한 며느리를 무시하고 시아버지가 오리 뼈를 얻어 와서 고아먹기 때문이다. 그 설정은 시아버지가 오리백숙을 ”걸신들인 듯이“ 먹고 뼈를 얻을 수 있는지 식당여자한테 물었다는 부분과 연계되어 노인의 오리요리에 대한 집착을 정당화시켜주는 설정이 되고 있어 그런 점은 명확하게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일본어문장이 유려하고 자연스러워 일본인 심사자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을 고려하여 3위로 선발하였다. 앞으로 훌륭한 번역가로 성장할 것이 기대되는 번역가이다.

오카 히로미의 번역은 번역어인 일본어 문장이 유려하고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가독성이 높아서 처음으로 김숨의 작품에 접하는 일본인 독자가 원작의 분위기 뿐 아니라 한국현대문학의 수준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사대상인 20편의 번역 중 원작을 가장 충실하고 정확하게 번역하고 있는 점도 평가하였다. 또한 생일날 아침에는 미역국을 끓인다든가 하는 한국적 관습이나 대를 이을 아들을 기다리는 심정 등에 대한 이해도 높으며 가독성을 방해하는 않는 범위 내에서 (주)나 설명을 단 점도 성실한 번역가의 자세로 평가하였다. 일본인 심사위원도 일본어 표현력이 가장 뛰어난 번역으로 오카 히로미의 번역을 추천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우수한 번역가를 확보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수상을 축하드린다.

 

<프랑스어권>

출발어의 작품이 어휘, 문장구조, 이미지 등에 있어서 번역에 큰 어려움이 없는 성격의 텍스트이다. 따라서 원작의 오독에 기인한 문제는 열편의 응모작에서 그리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원작이 의도적으로 노린 문체적 효과, 예컨대 반복과 긴 문장을 통해 화자의 심리 상황, 논리적 판단 근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부분은 원작의 어휘나 문장구조를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전반적으로 모든 응모작은 고른 수준의 번역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수작을 선정하는 데에 난처한 점이 없지 않았다.

원작의 반복적 어휘를 도착어에서 그대로 살려야할지 여부는 개별 역자의 문체의식, 나아가 문학적 판단 기준에 따라 달라지므로 선뜻 우열이나 호불호를 가리기 어렵다. 원어민 독자의 입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도착어의 자연스런 문체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외국인 심사위원과 심사 기준이 달라 수상작을 결정하는데 난항을 겪었으나 최종적으로 번역의 충실성보다 성취도에 무게를 두고 다비드 멜리사의 <Poignards>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원작의 문장 구조와 의미를 파악한 후 역자가 창의력을 발휘한 부분을 높게 평가하였다. 정은주와 김혜경의 번역도 최종심사에서 아쉽게 탈락하였으므로 더욱 정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일어권>

15편의 응모작 중 독일어 실력이 부족하여 문학 작품 번역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인 작품도 있었고, 원문에 대한 이해와 번역이 보통 수준인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5편 정도는 우수한 번역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것들 또한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독일어가 아니라는 문제점을 원어민 심사자가 지적하시며 좋은 번역을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독일어 구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문을 하셨다. 우수한 번역으로 거론된 것도 독일어 자체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견해에 의거해,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번역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우수한 번역 중에서 박정남, 이해림, 박해영의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였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특히 박해영의 응모작은 가장 꼼꼼한 번역이었는데, 정확성을 기하려다 오히려 잘못된 표현으로 이해를 어렵게 만든 점이 아쉬웠다. 끝까지 심사에서 고려했었던 만큼 마음에 남는 번역들이다.

반면에 염지선의 번역은 번역 기술이 탁월했다. 같은 문장이라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었다. 가끔 원문을 잘못 이해하기도 했고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듯 했지만 오역이 없는 번역은 없었으므로 이 번역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여러 가지 오류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앞으로 더 원문과 한국어 표현에 충실한 번역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스페인어권>

비록 응모작이 6편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의미 전달, 표현력, 어휘력 등 전반적으로 볼 때 응모작들의 번역 수준이 높았다. 따라서 각기 가지고 있는 오류의 정도에 따라 대체적인 순위가 정해지게 되었다.

원작의 특징 중 하나는 특별한 인용 부호 없이 대사 혹은 독백이 전개된다는 점인데, 이는 작중인물의 내면의 독백을 간접으로 표현하는 어법인 자유간접화법과는 다르지만 그에 못지않은 의도를 가진 작가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문단의 단락을 길게 가져가면서 작품 내 분위기를 음습하게 하는 것 역시 작품 주제와 관련된 작가의 기법이다.

그런데 세 편의 응모작은 인용부호를 넣고 친절하게 단락까지 나눔으로써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달에서 미흡한 점을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세 응모작 역시 화법의 번역은 무난했으나 유려함과 원작 충실도에서 부족한 면이 보였다.

결국 두 심사위원이 의논하고 점수를 종합한 결과 스페인어 구사의 정확성과 표현력 그리고 가독성의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은 시안자의 번역작이라 의견이 일치되어 당선작으로 추천한다.

 

<러시아어권>

이승우의 단편 소설 <칼>을 러시아어로 옮긴 본 심사작품들은 전체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번역을 보여주고 있다. 10편이 작품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의 한국어 문장을 정성스럽게 러시아어로 옮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 문학의 중요한 원칙과 미덕 가운데 하나인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표현의 충실도', '문체와 가독성'의 관점 등에서 순위를 가릴 수 밖에 없었다.

심사결과는 1위는 브르스레벤츠브 에브게니, 2위는 이 나제즈다, 3위는 안나 우글로바로 결정하였다. 세 번역 작품은 모두 뛰어난 번역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나, 브르스레벤츠브 에브게니의 번역 텍스트가 보여주는 단순한 러시아어로의 번역을 넘어서는 텍스트의 시화 지향성, 뛰어난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심사과정에서 주의 깊게 살핀 것은 특히 역자들이 한국어를 러시아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역'에 따른 어색함을 피하고자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이다. 흔히 역자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로 우리말의 어휘뿐 아니라 문법 및 구문의 구조들까지도 러시아어로 직역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문장들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어색하며 매끄럽지 못하게 된다. 또한 문법과 문장부호의 사용에서 오류들까지 겹치게 되면, 번역의 내용 자체에도 손상을 끼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머니는 … 입을 다물지 못했다»라는 문장의 경우, «입을 다물지 못하다»를 «Мать … от удивления не могла сомкнуть челюсти»로 직역한 경우와 «Мать … потеряла дар речи»로 번역한 경우, 후자가 문체와 가독성에서 자연스런 러시아어에 가까우며 러시아어 문체를 살리는 측면에서 참신한 표현으로 고려할만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또 심사과정에서 발견한 번역가들의 실수 가운데 하나는 러시아어의 경우, 단어와 문장을 지나치게 반복함으로써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경우이다. 러시아어 구문의 경우, 한국어 구문에서보다 더 엄격하게 반복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몇 몇 번역원고의 경우 이러한 점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번 심사에 올라온 작품들의 번역수준은 예년의 수준에 비해 매우 향상된 좋은 작품들이었음을 밝히면서, 앞으로도 신인 번역가 여러분들께서 꾸준히 우리 문학 작품의 번역에 힘써 주시기를 부탁말씀 올린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장: 박재우(한국외대 중문과)

 

예비심사위원: 임마누엘 김(前 아카데미 교수), 한매(중국 산동대), 사이토 아사코(명지대)

 

본심사위원: 서지문(고려대 영문과)/ 케빈 오룩(前 경희대 영문과), 이재룡(숭실대 불문과)/ 피에르 드 시네티(프랑스 Cartouche 출판사), 김선희(KLTI Translator)/ 허버트 야우만(KLTI Translator), 박종소(서울대 노문과)/ 이리나 카사트키나(모스크바대 한국학과), 김학철(중국 하얼빈공업대), 김춘미(고려대 일본학연구센터)/ 타테노 아키라(일본출판문화국제교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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